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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익명· 2026년 6월 9일

26화. 감마글로불린

26화. 감마글로불린

26화. 감마글로불린

주사 바늘이 아이의 팔에 닿는 순간, 나는 잠깐 숨을 멈춘다.

의사로 살면서 수백 번 넘게 주사를 놓아봤다. 혈관을 찾고, 각도를 잡고, 피부에 바늘을 밀어 넣는 동작은 오래전에 몸에 각인된 일이다. 그런데 내 아이의 팔 앞에서는 손이 달라진다. 기술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뭔가가 내 손끝을 무겁게 한다.

8월 초, 나는 면역글로불린 검사를 의뢰했다. 채혈 결과를 기다리며 이미 한 가지를 결정해 두고 있었다. 감마글로불린이었다. 혈중 면역항체를 보완하는 방향이었다.

아이를 위해 시도해온 치료들은 각각 다른 층위에서 작동하고 있었다. FMT는 장의 생태계를 바꾸는 일이었다. 줄기세포는 세포 수준에서 염증을 억제하고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였다. 그리고 감마글로불린은 혈중 항체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있었다. 장, 세포, 혈액. 세 축이 서로 보완하는 구조. 나는 이 그림을 오래 들여다봤다. 어느 하나가 빠지면 나머지 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B12 피하주사도 이날부터 시작했다. 신경 대사를 돕는 역할이었다. 바늘 하나, 약 하나가 추가된 것처럼 보이지만, 나에게는 치료의 새로운 축이 세워지는 날이었다.

아이는 주사를 맞는 동안 몸을 뒤로 젖혔다. 눈은 나를 피했다. 그러다 나지막이 말했다. "아파?" 두 글자였다. 그러나 나는 그 두 글자에서 무언가를 읽었다. 고통에 대한 인식. 언어로 표현하려는 시도. 의사인 나였다면 차트에 '양호'라고 적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빠인 나는 그 말을 듣고 가슴이 조금 내려앉았다.

처음 해독주사를 시작하던 날이 떠올랐다. 바늘이 닿을 때마다 아이가 울었고, 나는 그때마다 마음 한켠이 흔들렸다. 지금도 흔들린다. 다만 지금의 흔들림은 두려움이 아니다. 더 정확한 무언가다. 이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확신과, 그 확신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아파한다는 사실 사이의 긴장감. 나는 그 긴장감을 없애려 하지 않는다. 그것이 내가 의사이면서 아빠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부작용 없는 하루가 지나갔다. 아이의 피부는 주사 자국을 흡수했고, 저녁에는 평소처럼 제자리를 맴돌았다. 나는 그 평범한 저녁이 고마웠다. 아무 일도 없는 하루가 치료의 일부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작은 결정들이 쌓이고 있다. 처음에는 어떤 결정 하나가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금은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안다. 바늘 하나, 검사 하나, 약 하나. 그것들이 조용히 쌓여 치료가 된다. 나는 오늘도 그 쌓임에 한 층을 얹었다.

⚠️ 면책조항 (Disclaimer): 본 웹툰은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특정 치료법의 효과를 보증하지 않으며, 모든 의료적 판단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개별 환자의 치료 결과는 다양할 수 있으며, 본 콘텐츠의 사례가 일반적인 치료 결과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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