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벨
웹툰 목록으로
웹툰익명· 2026년 6월 9일

8화. 해독주사

8화. 해독주사

8화. 해독주사

그날 오전, 나는 진료실에서 예순 넘은 환자분께 해독주사를 놓았다.

글루타치온, 비타민C, 미량 미네랄. 내가 수년간 해온 시술이었다. 주사 바늘이 혈관에 들어가는 감각, 수액이 흐르기 시작할 때의 미세한 저항감. 몸이 기억하는 익숙한 동작들이었다.

오후에 아이가 왔다.

아내가 유모차를 밀고 진료실로 들어왔고, 아이는 처음 보는 공간이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다가 나를 발견하고 손을 내밀었다. 나는 잠깐 안아준 뒤, 준비를 시작했다.

소아용 나비 바늘이었다. 혈관이 가늘고 짧아서 어른과는 완전히 다른 집중력이 필요했다. 아이는 바늘이 다가오자 칭얼거리기 시작했고, 아내가 꼭 안고 달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숨을 한 번 내쉬고, 손을 고정했다.

같은 손이었다. 오전에 환자분께 주사를 놓던 바로 그 손. 하지만 무게가 달랐다. 어른에게 시술할 때의 집중력과 내 아이에게 바늘을 가져갈 때의 집중력은 같은 이름이지만 전혀 다른 감각이었다.

성공적으로 들어갔다. 아이는 잠시 울다가 아내 품에서 서서히 안정됐다.

수액이 천천히 들어가는 동안 나는 아이를 바라봤다. 이 작은 몸이 버텨내고 있는 것들. 말할 수 없어서, 표현할 수 없어서, 그냥 울음으로만 쏟아내던 그 불편함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드디어 시작하는구나. 그 생각이 들 때 처음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 면책조항 (Disclaimer): 본 웹툰은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 형식의 콘텐츠입니다. 특정 치료법의 효과를 보증하지 않으며, 모든 의료적 판단은 반드시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개별 환자의 치료 결과는 다양할 수 있으며, 본 콘텐츠의 사례가 일반적인 치료 결과를 대표하지 않습니다.
댓글 0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