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화. 서혜부허니아 수술

45화. 서혜부허니아 수술
수술 가운이 너무 컸다. 흰 천이 아이의 어깨에서 흘러내려 손끝을 덮었다. 소매를 두 번 접어 올리고, 허리 끈을 가장 안쪽 구멍에 걸었다. 그래도 남는 천이 한 움큼이었다. 이 작은 몸에, 내 아이의 몸에, 나는 곧 메스를 댈 것이다.
2023년 3월 10일. 진단명은 서혜부허니아, 사타구니 탈장. 소아에게 흔한 질환이라고들 한다. 의사인 나는 안다. 통계적으로, 예후적으로, 이 수술은 '간단한' 축에 속한다는 것을. 그렇지만 수술대 위의 아이가 내 아들이라는 사실은 모든 통계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나는 전신마취를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수면마취로, 내 병원에서, 내 손으로 직접 하기로 했다. 희원이를 다른 외과의에게 맡기는 것도, 낯선 수술실에 혼자 보내는 것도 견딜 수 없었다.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손을 씻는 동안, 나는 두 사람이었다. 한 사람은 의사였다. 수술 부위를 소독하고, 드레이프를 덮고, 집도의로서 해부학적 층을 하나씩 떠올렸다. 피부, 피하조직, 복사근막, 그리고 탈장낭. 루틴한 절차. 한 번도 실수한 적 없는 손의 기억.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아빠였다. 수술대 위에서 얕게 숨 쉬는 아이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긴 속눈썹. 작은 코. 마취로 인해 살짝 벌어진 입술. 아빠의 손은 떨렸다. 의사의 손은 침착했다. 나는 그 경계 위에 서서 호흡을 골랐다.
메스가 피부에 닿는 순간, 세상이 조용해졌다. 나는 의사가 되었다. 절개선을 따라 정확히 2센티미터. 출혈은 최소화. 조직을 박리하고 탈장낭을 확인했다. 장은 빠져나오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탈장낭을 고위 결찰하고, 복사근막을 겹쳐 봉합했다. 봉합은 4-0 Vicryl로, 피하층과 피부를 차례로 닫았다. 바늘 쥔 손은 떨리지 않았다. 그럴 수 없었다.
열다섯 분. 수술은 끝났다. 나는 수술 가운을 벗기 전, 아이의 손을 한 번 잡았다. 땀이 났지만 따뜻했다.
마취에서 깨어나던 희원이는 초점 없는 눈으로 천장을 보다가, 내 얼굴을 찾았다. 그리고 울기 시작했다. "아빠……." 그 한 마디에 나는 다시 아빠가 되었다. 의사로서의 나는 물러나고, 아버지가 그 자리에 섰다.
"여기 있어. 아빠 여기 있어."
아이가 울음을 멈추지는 않았지만, 내 목소리에 조금씩 숨이 안정되었다. 내 손을 붙잡은 작은 손가락에 힘이 들어왔다. 수술은 성공이었다. 그러나 그날 내가 진짜 배운 것은 다른 것이었다.
의사로서 당기는 바늘과, 아빠로서 잡는 손이 같은 손이라는 것. 그리고 그 손은, 아이가 아파할 때 멈추지 않고, 아이가 잠들 때 놓지 않는다는 것. 수술 가운이 너무 컸던 날, 나는 그 손의 두 가지 무게를 온전히 견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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